AI가 단순히 글을 보조하는 도구를 넘어, 이제는 소설·시·시나리오 같은 창작 영역에까지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지던 문학적 글쓰기가, 인공지능의 언어 모델 발달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AI는 실제로 어디까지 창작할 수 있으며, 인간 창작자와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AI 창작 도구의 현황과 가능성, 그리고 한계와 향후 전망을 함께 살펴봅니다.
AI 소설 창작의 현재와 활용
AI 소설 창작은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대표적으로 ChatGPT, Sudowrite, Jasper AI 같은 도구는 특정 설정이나 키워드를 입력하면 즉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근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한 추리 소설”이라고 지시하면, AI는 캐릭터와 사건, 대화를 포함한 초안을 몇 초 만에 제시합니다. Sudowrite는 작가용으로 특화된 기능을 제공하는데, 줄거리 확장, 캐릭터 묘사, 대체 문장 제안 등이 가능합니다. 실제 작가들이 집필 과정에서 글감이 막힐 때 Sudowrite를 ‘영감 파트너’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다만 AI가 생성한 소설은 구조적 완성도는 높을 수 있지만, 인물의 감정선이나 미묘한 서사적 깊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초안 작성이나 아이디어 발산 단계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최종 완성본은 인간 작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일부 출판사에서는 AI가 만든 단편 소설을 기반으로 신진 작가와 협업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독자들 사이에서는 “흥미롭지만 인간의 개입이 꼭 필요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시 창작에서의 AI 가능성
시는 언어의 함축성과 감정적 울림이 중요한 장르이기 때문에, AI가 가장 따라가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최근 GPT-4 기반 모델이나 Poe AI, WriteSonic 같은 도구들은 은유, 운율, 리듬을 일정 수준 모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봄밤의 쓸쓸함을 4행시로 표현해 줘”라고 하면, 감각적인 단어와 운율을 담은 결과를 내놓습니다. 다만 인간 시인의 독창적인 경험과 세계관이 반영된 작품과 비교하면 여전히 한계가 분명합니다. 시 창작에서 AI는 독창적 결과물을 내기보다는 학습자나 초보 시인에게 “언어 실험의 도구”로 더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초보자가 다양한 주제로 시를 시도해 보고 싶을 때, AI를 활용해 여러 버전을 생성하고 그중 마음에 드는 표현을 채택해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에게 시적 언어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시로 AI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결국 AI는 시 창작에서 ‘완성된 작가’보다는 ‘보조 교재’와 같은 역할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어 모델이 점점 고도화되면서, 감정과 리듬을 더 정교하게 모방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미래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시나리오 창작과 협업
시나리오는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영상 매체의 핵심 뼈대이기 때문에, 제작 과정에서 빠른 초안 작성과 반복적인 수정이 필수적입니다. 이때 AI는 큰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으로 Plot Generator, ScriptAI, ChatGPT 기반 시나리오 도구는 캐릭터 관계, 사건 구조, 장면 전환을 자동으로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로맨스 코미디 영화의 오프닝 장면을 만들어줘”라고 하면, 캐릭터 대사와 배경 묘사까지 포함한 시나리오 형식을 출력합니다. 실제로 몇몇 독립 영화 제작팀은 AI로 만든 초안을 기반으로 팀 미팅을 진행하고, 빠르게 방향성을 정한 뒤 세부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또 게임 시나리오에서는 AI가 다양한 분기 구조를 빠르게 제안할 수 있어, 개발자들의 반복 작업을 줄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저작권과 창작성입니다. AI가 만든 대본은 학습 데이터에서 가져온 표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독창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나리오 분야에서도 최종 책임은 인간 창작자에게 있으며, AI는 ‘빠른 초안 작성자’와 ‘아이디어 제안자’에 더 가깝습니다. 그러나 AI를 적극 활용하는 팀은 제작 속도가 현저히 빨라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산이 풍부해진다는 공통된 장점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AI 소설·시·시나리오 창작은 아직 인간의 창작 능력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강력한 보조자이자 아이디어 파트너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설은 아이디어 발산과 초안 작성, 시는 언어 실험, 시나리오는 빠른 구조 설계에 특히 강점을 보입니다. 앞으로 기술이 발전할수록 문학적 표현의 정교함도 높아질 것이며, 인간 창작자와 AI의 협업은 점점 자연스러운 창작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경쟁자’가 아니라 ‘협업 도구’로 바라보는 관점이며, 이를 통해 더 다양한 창작물이 세상에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